전체 글24 “죽어보지 않았던 사람이 죽음에 대해 말하지 말라.” ■ 죽음 앞에서 침묵하는 철학 ㅡ“죽어보지 않았던 사람이 죽음에 대해 말하지 말라.” “죽어보지 않았던 사람이 죽음에 대해 말하지 말라.”짧지만 날카롭다. 이 말은 죽음을 관념의 언어로만 다뤄온 철학에 대한 근원적 반문이자, 인간 인식의 한계를 직시하는 통찰이다. 과거 수많은 철학자가 죽음에 대해 성찰했다. 플라톤은 영혼의 해방이라 했고, 하이데거는 죽음을 ‘가능성 중 가장 고유한 가능성’이라 규정했다. 장 폴 사르트르는 무(無)의 침묵으로 이해했으며, 톨스토이는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역으로 비추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죽음을 경험한 자로서 말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언저리에서 서성이며 그 너머를 가늠했을 뿐이다.죽음은 인간의 지성과 언어로는 완전히 해.. 2025. 4. 25. 부활절에 즈음하여 ■ 부활절에 즈음하여 김왕식이른 봄, 대지의 언 저리에서 아직 겨울이 남은 바람이 불어온다.그 바람 속에도 분명한 떨림이 있다. 죽음의 침묵을 뚫고 피어오르는 생명의 신음. 부활절은 바로 그 떨림 위에 선 절기다. 무덤이라는 종착지에서 다시 열리는 시작, 끝이라 여긴 절망이 기어코 희망으로 바뀌는 날. 세상의 모든 닫힌 문 앞에서, 그리스도의 빈 무덤은 여전히 열려 있다.기독교 신앙의 심장은 십자가 위의 고통이 아니라, 그 고통을 딛고 일어난 부활에 있다. 부활이 없다면, 피 흘림은 하나의 비극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사흘 만에 무덤을 비우고 일어나신 그분의 발자취는, 인류의 역사에 단 한 번, 생명이 죽음을 거슬러 선례.. 2025. 4. 25. 4·19 학생정신, 오늘의 사회가 계승해야 할 유산 ■ 4·19 학생정신, 오늘의 사회가 계승해야 할 긍정의 유산 1960년 4월 19일, 이 땅의 젊은 학생들이 불의에 맞서 광장으로 나섰다. 부정과 부패, 권력의 폭주에 저항한 4·19 혁명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며 실천한 시민정신의 시원이다. 피 흘린 학생들의 외침은 "정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절규였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어 최초의 시민혁명이었다. 이 정신은 지금도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며, 여전히 계승되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무엇보다 4·19 정신은 시민의 주권의식을 각성시켰다. 독재에 맞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적 가치를 몸으로 증명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 제도 속에 살고 있지만, 그 제도.. 2025. 4. 25. 유공자 명단 공개, 정의와 신뢰를 ■유공자 명단 공개, 정의와 신뢰를 위한 사회적 성찰 ‘유공자’란 국가를 위해 특별한 공을 세운 사람이다. 일제강점기, 목숨을 걸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들은 지금도 우리 사회의 귀감으로 기억된다. 그들의 후손은 “유공자의 집” 표지를 자랑스럽게 붙이고, 사회 또한 이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 국가가 그 희생을 기억하고 합당한 예우를 다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다.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 장면이 펼쳐졌다. 군부의 강압에 저항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시민들의 용기는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국가는 이들을 ‘민주유공자’로 지정하고, 유족과 자녀들에게 일정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사회 일각에서는 민주유공자 .. 2025. 4. 13. 장수의 비결, 그 심플한 공식 □혹자는 말한다.장수의 비결을"먹는 것은 절반으로걷는 것은 2배로웃는 것은 3배로사랑은 무한정으로 하면 된다"라고!■ 장수의 비결, 그 심플한 공식장수의 비결은 복잡하지 않다. 오히려 단순한 법칙 속에 인생의 진리가 숨어 있다. '먹는 것은 절반으로, 걷는 것은 두 배로, 웃는 것은 세 배로, 사랑은 무한정으로 하면 된다'는 이 한 줄 속에는 삶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인간다움이 오롯이 담겨 있다.먹는 것을 절반으로 한다는 말은 단지 다이어트를 뜻하지 않는다. 이는 욕망을 절제하고, 지나친 탐욕을 경계하며, 필요한 만큼만 채우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배부르게 먹는 대신 마음을 배불리자. 넘치게 먹는 것보다 절반만 먹고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오래 산다. ‘배고픔은 육체를 깨우고, 절제는 정신.. 2025. 4. 11. 미래를 포기할 것인가, 다시 시작할 것인가 ■미래를 포기할 것인가, 다시 시작할 것인가— 저출산 위기의 시대를 넘어한국은 지금 국가 존립을 위협받는 초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 출산율 0.7. 세계 최저라는 이 수치는 단순한 인구 통계가 아니다. 현재의 출산율이 지속될 경우, 2060년에는 인구가 급감하여 국가의 경제 기반은 물론 사회 시스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한다. 노동 인구가 부족해지고, 고령자 부양 부담이 폭증하며, 지역 공동체는 붕괴의 길을 걷는다. 이미 농촌은 소멸하고, 지방의 학교는 문을 닫으며, 마을은 텅 빈 채 남아 있다. 이것은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가 아니라, ‘미래를 포기한 사회’라는 뼈아픈 자화상이다.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아이를 낳지 않는 데 있지 않다. 진짜 위기는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없는 구조에 있다. 청년 세.. 2025. 4. 1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