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19 학생정신, 오늘의 사회가 계승해야 할 긍정의 유산
1960년 4월 19일, 이 땅의 젊은 학생들이 불의에 맞서 광장으로 나섰다. 부정과 부패, 권력의 폭주에 저항한 4·19 혁명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며 실천한 시민정신의 시원이다. 피 흘린 학생들의 외침은 "정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절규였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어 최초의 시민혁명이었다. 이 정신은 지금도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며, 여전히 계승되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무엇보다 4·19 정신은 시민의 주권의식을 각성시켰다. 독재에 맞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적 가치를 몸으로 증명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민주주의 제도 속에 살고 있지만, 그 제도가 형식에만 머물지 않게 하려면, 당시 학생들이 가졌던 자발적 참여정신과 문제의식을 이어받아야 한다. 선거 참여, 언론 감시, 공공정책에 대한 의견 개진 등은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실천이 되어야 한다.
또한 4·19는 불의에 대한 도덕적 감수성을 보여주었다. 당시 학생들은 개인의 안위보다 사회 전체의 정의를 우선시했다. 지금의 사회는 물질적 가치가 우선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다. 그러나 공익과 정의, 연대의 가치를 향한 관심 없이는 건강한 공동체가 유지될 수 없다. 학생들이 보여준 도덕적 분노와 책임감은 우리 사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윤리적 기준이다.
더불어 4·19 정신은 비폭력 평화주의를 통해 변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도 현대사회에 귀감이 된다. 총칼이 아닌, 외침과 행진으로 권력의 불의를 무너뜨린 역사는 우리에게 ‘폭력이 아닌 이성의 힘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다. 오늘날처럼 혐오와 분열이 확산되는 시대에, 4·19는 다름을 인정하고, 정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연대와 관용의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4·19는 청년세대의 역사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이념도 정당도 아닌, 순수한 열정과 신념으로 거리로 나선 학생들은 사회 변혁의 주체가 되었다. 현재 청년들이 사회에 대한 회의와 냉소 속에서 무기력에 빠지는 것은 단지 환경 탓만이 아니다. 4·19처럼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때, 청년은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중심이 될 수 있다. 교육은 청년세대에게 이러한 역할을 각인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급변하는 기술과 가치의 혼란 속에서 길을 잃기 쉽다. 4·19 정신은 그 혼란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도덕적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의 본질, 시민의 책임, 정의의 실천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다. 우리는 4·19를 단지 기념일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유산으로 기억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를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오늘의 삶 속에서 구현하는 일이다.
4·19는 끝나지 않은 혁명이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인간 존엄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속에 살아 있다. 그것은 무너진 정의를 다시 일으키고, 침묵하는 다수 속에서 깨어 있는 소수를 만들며, 불가능해 보이는 변화도 가능케 하는 용기의 다른 이름이다.
오늘의 우리가 계승해야 할 4·19 정신은 바로 그것이다. 정의에 대한 분명한 감각, 참여를 통한 민주주의 실현, 도덕성과 연대의식, 청년의 자각과 용기. 이 모든 것은 현실의 문제 속에서도 더욱 빛나는 시대의 양심이다. 4·19는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현재이며, 후대에 물려줘야 할 미래다.
ㅡ 청람
'청람의 생각, 생각,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어보지 않았던 사람이 죽음에 대해 말하지 말라.” (0) | 2025.04.25 |
---|---|
부활절에 즈음하여 (0) | 2025.04.25 |
유공자 명단 공개, 정의와 신뢰를 (0) | 2025.04.13 |
장수의 비결, 그 심플한 공식 (0) | 2025.04.11 |
미래를 포기할 것인가, 다시 시작할 것인가 (0) | 2025.04.10 |